Maison Margiela – 익명 속의 해체, 그 아름다운 불완전함
“패션은 보여지지 않음을 통해 말할 수 있다.”
– Martin Margiela
패션 브랜드 중에서 익명성과 해체주의를 철학으로 내세우는 곳은 드뭅니다.
하지만 메종 마르지엘라는 다릅니다.
이 브랜드는 처음부터 끝까지, 보여주지 않음과 기존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왔습니다.
마르지엘라의 침묵은, 가장 강한 목소리였습니다.
1. 브랜드 개요와 창립자
- 브랜드명: Maison Margiela (메종 마르지엘라)
- 설립년도: 1988년
- 창립자: 마르틴 마르지엘라 (Martin Margiela)
- 국가: 프랑스, 파리
-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: 존 갈리아노 (John Galliano, 2014~)
마르틴 마르지엘라는 벨기에 태생으로,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
'앤트워프 식스(Antwerp Six)'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.
초기에는 장 폴 고티에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다가
1988년,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‘Maison Martin Margiela’를 설립합니다.
그는 쇼에 등장하지 않고, 인터뷰를 거절하며, 익명성을 고집한 디자이너였습니다.
그래서 그의 얼굴조차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.
2. 브랜드 철학 – 해체주의와 익명성
메종 마르지엘라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해체(deconstruction) 입니다.
기존의 옷을 분해하고, 재조립하고,
그 과정에서 ‘완벽하지 않은 아름다움’을 추구합니다.
- 안감을 겉으로, 솔기를 노출시키기
- 구조를 해체한 코트, 반쪽만 있는 셔츠, 덧댄 원단
- 페인트를 뿌린 가방, 낡은 신발, 빈티지 재해석
또한, 메종 마르지엘라는 브랜드의 얼굴보다 제품 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
로고 없이 ‘4개의 하얀 스티치’만 있는 라벨을 사용합니다.
이 미니멀한 라벨은 오히려 더 강한 정체성을 말해주는 상징이 되었죠.
3. 디자인 특징
🧵 해체(deconstruction)
- 옷의 안쪽 구조, 솔기, 시접, 바느질 흔적 노출
- 비대칭 실루엣, 레이어드의 반복
- 마치 “완성되지 않은 옷” 같은 느낌을 의도적으로 연출
🎭 익명성(Anonymity)
- 디자이너는 쇼에 등장하지 않음
- 로고 없는 제품, 모델의 얼굴 가리기
- 디자이너의 개성보다 ‘옷의 메시지’가 우선
🔁 업사이클링과 리메이크
- 중고 의류 재활용, 해체 후 재구성
- 유럽 빈티지 마켓에서 모은 원단으로 하나뿐인 컬렉션 제작
4. 대표 라인 소개
🧥 Artisanal (아티저널) 라인
- 고급 수작업 컬렉션
- 오트쿠튀르의 해체주의 버전
- 각 옷에 ‘손으로 만든 흔적’이 살아 있음
👕 MM6 Maison Margiela
- 서브라인으로, 일상적이면서 젊은 감성
- 더 캐주얼하고 접근성 높은 디자인
- 그래픽 티셔츠, 투명 PVC 소재, 유니섹스 룩 등
🧴 Fragrance Line (향수)
- ‘Replica’ 시리즈가 대표적
- By the Fireplace, Jazz Club, Lazy Sunday Morning 등
- “기억과 분위기를 옷이 아닌 향기로 재현”
5. 대표 제품
👣 타비(Tabi) 슈즈
- 1989년 첫 등장, 일본 전통 발가락 분리 신발에서 착안
- 발가락이 두 갈래로 나뉜 독특한 디자인
- 초반에는 논란과 비판을 받았으나, 지금은 상징적인 아이템
👜 페인트 가방 & 신발
- 흰색 가죽 제품에 마치 브러시로 칠한 듯한 페인트 효과
- 모든 제품이 유일무이한 페인팅을 지님
👔 넘버 라벨 (0~23)
- 마르지엘라의 라벨엔 숫자가 적혀 있고,
그 중 특정 숫자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어 어떤 라인의 제품인지 구분 가능
예:- 1 = 여성 컬렉션
- 10 = 남성
- 22 = 슈즈
- 6 = MM6
6. 디자이너 교체 – 존 갈리아노의 등장
2014년, 마르틴 마르지엘라는 공식적으로 브랜드를 떠나고
존 갈리아노(John Galliano)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취임합니다.
갈리아노는 마르지엘라 특유의 해체 철학을 계승하면서도
자신의 극적인 드라마와 장식성을 더해 브랜드를 새롭게 진화시켰습니다.
특히 2018년 이후, 매 시즌 갈리아노는
‘정체성, 젠더 해체, 존재의 모호함’을 테마로
마르지엘라를 동시대 패션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렸습니다.
7. 문화적 영향과 메시지
Maison Margiela는 단지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닙니다.
“우리는 무엇을 입고, 왜 입는가?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곳입니다.
- 미니멀리즘과 개성의 균형
- 패션의 윤리와 지속 가능성
- 얼굴 없는 디자이너의 힘
- 익명성과 자기 표현의 역설
이 브랜드는 언제나 고요하지만 가장 날카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비춥니다.
8. 마르지엘라를 사랑한 이들
- 카니예 웨스트: 타비 슈즈 애용
- 방탄소년단 RM: MM6 재킷 착용
- 레이디 가가: 무대 의상으로 마르지엘라 자주 선택
- 티모시 샬라메: 레드카펫에서 독특한 마르지엘라 착장 선보임